4년만에 돌아온 자존심 있는 남자 '김동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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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스타앤스타작성일04-05-31 21:26 조회72,49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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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에 몇 개월만 안 나와도 까맣게 잊히는 가수가 있는가 하면, 몇 년씩 안 보여도 “앨범이 언제 나오나” 하고 기다려지는 가수가 있다.
가수라면 누구나 후자가 되고 싶겠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지금 이 순간도 무수한 가수들이 일회용품처럼 대중의 기억 속에서 지워져 간다.
그에 비한다면 가수 김동률(30)은 정말 행복한 가수다.
무려 4년이나 한국을 비웠어도 아무도 그를 잊지 않았다.
기억한다 뿐이랴. 돌아오자마자 앨범판매율 1위를 기록하며 불황의 가요시장에 단비가 됐다.
93년 대학가요제에서 ‘전람회’라는 팀으로 나와 ‘기억의 습작’을 부르던 스무살 청년은 어느새 저력 있는 뮤지션으로 성장해 가요시장의 든든한 줄기가 됐다.
사랑은 재채기와 함께 온다
김동률은 그 흔한 스캔들 한번 없는 건전하고도 건조한 연예계 생활을 해왔다.
그가 쓰는 사랑에 관한 노랫말들은 그래서 더욱 많은 소문을 끌고 다녔다.
3집앨범에서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를 불렀을 때는 “헤어진 옛 연인을 못 잊어서 부른 노래인가요?”라는 소리를 들었다.
최근 4집앨범 ‘욕심쟁이’를 부르고나니 “새로운 애인이 생긴 것 아니에요?”라는 질문을 종종 듣는다.
이 모든 질문에 대해 그는 “실망스럽겠지만 가사는 가사일 뿐 내 이야기는 아니에요. 물론 조금은 개인적인 경험이 녹아 있겠지만요”라고 슬그머니 넘어갔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를 듣자니 여자친구에 대한 밑그림을 어렵지 않게 그릴 수 있었다.
이소은과 부른 후속곡 ‘욕심쟁이’ 중에서 그가 생각하는 여자친구상은 ‘하고 싶은 얘기는 돌려서 말하지 않고, 혼자서만 괜히 삭이지 말고 무슨 일이든 다 말해주는’ 사람이다.
그는 “상대방은 충분히 말했다고 생각하고, 나는 전혀 몰라서 생기는 문제가 많잖아요. 연애할 때 그런 언어장애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내가 해준 음식은 맛있게 다 먹어주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요건.
약간 마른 편에 예민해 보이는 인상 때문에 입이 짧을 것 같지만, 웬걸 그는 세 끼 밥을 꼭 챙겨먹는 스타일이다.
궁하면 통한다고 했던가. 미국에서 4년여 지내면서 먹고 싶은 한국음식은 직접 장을 봐다 만들어먹은 터라 요리솜씨도 수준급이다. 가장 자신 있는 요리는 ‘닭도리탕’이다.
예민하게 생긴 김동률이 유일하게 예민한 곳은 코다. 향수 알레르기가 있어서 화장품 가게 앞을 지나면 재채기를 쏟아낸다.
이 때문에 짙은 향수를 쓰는 여자를 만나면 코를 훌쩍이느라 대화에 집중이 잘 안된단다.
자, 이제 김동률의 연인이 될 조건이 거의 다 나왔다. 김동률의 연인이 되고 싶은 여성은 그가 만들어준 닭도리탕을 맛있게 먹고,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은 무슨 일이든 다 말해줘야 하며, 짙은 향수를 안 쓰는 게 좋다.
부끄럽지 않은 음악이 내 얼굴
‘대학가요제’ 출신 가수, 마니아층에게 사랑받는 가수, 쇼 프로그램에 나오지 않는 가수….
김동률에 대한 이미지는 이렇게 마이너적이다. 하지만 그는 데뷔 때부터 줄곧 톱클래스에 드는 가수였다.
믿기 힘들다고? 93년 전람회로 대학가요제 대상을 받은 뒤 내놓은 첫 앨범 ‘기억의 습작’은 무려 80만장이 팔렸다.
국내 가요역사상 데뷔앨범으로 80만장을 팔아치운 가수는 몇 손가락 안에 꼽힌다.
요즘처럼 가요시장이 불황인 때에도 그의 4집앨범 ‘토로’는 13만장이 팔려나갔다. 예전과 비교한다면 턱없이 적은 숫자이지만 동료 가수들에게는 꿈의 숫자다.
음악이 좋아 가수가 됐고, 10년 후에도 음악을 만들고 싶은 그지만 점점 줄어드는 가요시장을 보면 마음이 착찹해온다.
그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음반제작비가 줄어들지는 않는데, 판매량은 급격히 감소되니까 안타깝죠. 예전과 비교하면 사람들의 삶 속에서 음악이 갖는 가치도 줄어든 것 같고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가요시장의 ‘공공의 적’이 된 MP3에 대해서는 조금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사실 MP3음악파일 한번 안 받아본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MP3는 이미 대세가 됐고, 이제는 그 현실을 직시해야죠. 오히려 온라인으로 음악을 살 수 있는 합법적인 방법을 마련하는 게 낫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이제 할 수 있는 일은 가수로서 부끄럽지 않은 음악을 만드는 것뿐”이라는 그는 이번 앨범에서도 그런 자존심을 지켰다.
‘이제서야’, ‘욕심쟁이’가 귀에 쏙 들어오는 세련된 대중음악이라면, ‘잔향’과 ‘신기루’, ‘데자뷰’에서는 또 한번 신비로운 색채의 음악세계가 펼쳐진다.
졸졸 흐르는 시냇물에 발을 담그다, 망망대해에 풍덩 던져진 것처럼 음악의 폭과 깊이가 다르다.
한편의 웅장한 오페라를 연주하는 듯한 ‘잔향’, 경쾌한 삼바리듬이 어우러진 ‘신기루’, 한없이 멜랑콜리한 ‘리버’까지 어느 곡 하나 쉽게 만들어진 것이 없다.
자신의 한계를 끝없이 뛰어넘으려고 하는 김동률의 집요한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10년 동안 들으면 좋아하는 음악도 물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김동률의 음악은 식상해지지않는다. 그는 자신과 팬에게 부끄럽지 않은 음악을 만들겠다는 자존심을 지키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가수라면 누구나 후자가 되고 싶겠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지금 이 순간도 무수한 가수들이 일회용품처럼 대중의 기억 속에서 지워져 간다.
그에 비한다면 가수 김동률(30)은 정말 행복한 가수다.
무려 4년이나 한국을 비웠어도 아무도 그를 잊지 않았다.
기억한다 뿐이랴. 돌아오자마자 앨범판매율 1위를 기록하며 불황의 가요시장에 단비가 됐다.
93년 대학가요제에서 ‘전람회’라는 팀으로 나와 ‘기억의 습작’을 부르던 스무살 청년은 어느새 저력 있는 뮤지션으로 성장해 가요시장의 든든한 줄기가 됐다.
사랑은 재채기와 함께 온다
김동률은 그 흔한 스캔들 한번 없는 건전하고도 건조한 연예계 생활을 해왔다.
그가 쓰는 사랑에 관한 노랫말들은 그래서 더욱 많은 소문을 끌고 다녔다.
3집앨범에서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를 불렀을 때는 “헤어진 옛 연인을 못 잊어서 부른 노래인가요?”라는 소리를 들었다.
최근 4집앨범 ‘욕심쟁이’를 부르고나니 “새로운 애인이 생긴 것 아니에요?”라는 질문을 종종 듣는다.
이 모든 질문에 대해 그는 “실망스럽겠지만 가사는 가사일 뿐 내 이야기는 아니에요. 물론 조금은 개인적인 경험이 녹아 있겠지만요”라고 슬그머니 넘어갔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를 듣자니 여자친구에 대한 밑그림을 어렵지 않게 그릴 수 있었다.
이소은과 부른 후속곡 ‘욕심쟁이’ 중에서 그가 생각하는 여자친구상은 ‘하고 싶은 얘기는 돌려서 말하지 않고, 혼자서만 괜히 삭이지 말고 무슨 일이든 다 말해주는’ 사람이다.
그는 “상대방은 충분히 말했다고 생각하고, 나는 전혀 몰라서 생기는 문제가 많잖아요. 연애할 때 그런 언어장애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내가 해준 음식은 맛있게 다 먹어주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요건.
약간 마른 편에 예민해 보이는 인상 때문에 입이 짧을 것 같지만, 웬걸 그는 세 끼 밥을 꼭 챙겨먹는 스타일이다.
궁하면 통한다고 했던가. 미국에서 4년여 지내면서 먹고 싶은 한국음식은 직접 장을 봐다 만들어먹은 터라 요리솜씨도 수준급이다. 가장 자신 있는 요리는 ‘닭도리탕’이다.
예민하게 생긴 김동률이 유일하게 예민한 곳은 코다. 향수 알레르기가 있어서 화장품 가게 앞을 지나면 재채기를 쏟아낸다.
이 때문에 짙은 향수를 쓰는 여자를 만나면 코를 훌쩍이느라 대화에 집중이 잘 안된단다.
자, 이제 김동률의 연인이 될 조건이 거의 다 나왔다. 김동률의 연인이 되고 싶은 여성은 그가 만들어준 닭도리탕을 맛있게 먹고,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은 무슨 일이든 다 말해줘야 하며, 짙은 향수를 안 쓰는 게 좋다.
부끄럽지 않은 음악이 내 얼굴
‘대학가요제’ 출신 가수, 마니아층에게 사랑받는 가수, 쇼 프로그램에 나오지 않는 가수….
김동률에 대한 이미지는 이렇게 마이너적이다. 하지만 그는 데뷔 때부터 줄곧 톱클래스에 드는 가수였다.
믿기 힘들다고? 93년 전람회로 대학가요제 대상을 받은 뒤 내놓은 첫 앨범 ‘기억의 습작’은 무려 80만장이 팔렸다.
국내 가요역사상 데뷔앨범으로 80만장을 팔아치운 가수는 몇 손가락 안에 꼽힌다.
요즘처럼 가요시장이 불황인 때에도 그의 4집앨범 ‘토로’는 13만장이 팔려나갔다. 예전과 비교한다면 턱없이 적은 숫자이지만 동료 가수들에게는 꿈의 숫자다.
음악이 좋아 가수가 됐고, 10년 후에도 음악을 만들고 싶은 그지만 점점 줄어드는 가요시장을 보면 마음이 착찹해온다.
그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음반제작비가 줄어들지는 않는데, 판매량은 급격히 감소되니까 안타깝죠. 예전과 비교하면 사람들의 삶 속에서 음악이 갖는 가치도 줄어든 것 같고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가요시장의 ‘공공의 적’이 된 MP3에 대해서는 조금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사실 MP3음악파일 한번 안 받아본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MP3는 이미 대세가 됐고, 이제는 그 현실을 직시해야죠. 오히려 온라인으로 음악을 살 수 있는 합법적인 방법을 마련하는 게 낫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이제 할 수 있는 일은 가수로서 부끄럽지 않은 음악을 만드는 것뿐”이라는 그는 이번 앨범에서도 그런 자존심을 지켰다.
‘이제서야’, ‘욕심쟁이’가 귀에 쏙 들어오는 세련된 대중음악이라면, ‘잔향’과 ‘신기루’, ‘데자뷰’에서는 또 한번 신비로운 색채의 음악세계가 펼쳐진다.
졸졸 흐르는 시냇물에 발을 담그다, 망망대해에 풍덩 던져진 것처럼 음악의 폭과 깊이가 다르다.
한편의 웅장한 오페라를 연주하는 듯한 ‘잔향’, 경쾌한 삼바리듬이 어우러진 ‘신기루’, 한없이 멜랑콜리한 ‘리버’까지 어느 곡 하나 쉽게 만들어진 것이 없다.
자신의 한계를 끝없이 뛰어넘으려고 하는 김동률의 집요한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10년 동안 들으면 좋아하는 음악도 물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김동률의 음악은 식상해지지않는다. 그는 자신과 팬에게 부끄럽지 않은 음악을 만들겠다는 자존심을 지키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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