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석의 신곡 ‘황혼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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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케이아이작성일21-07-07 17:02 조회197,69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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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석의 신곡 ‘황혼의 향기’가 좋아요
‘꽃길’ 등 담은 노장 통기타가수의 새 앨범
“언제나 새로운 음악을 꿈꾸며 살았습니다. 예전에는 음악적 욕심이 많은 편이었어요. 이젠 제 이야기보다는 세상을 관조하며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위주로 노래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세상의 아름다움과 아픔도 노래해보자는 생각에서 ‘천화’라는 제목의 곡도 만들었지요.”
8년 만에 새 앨범을 내놓은 추억의 명가수 하남석이 최근 한 공연장에서 관객들에게 인사하며 밝힌 소감이다. 지난 1월 ‘황혼의 향기’ ‘꽃길’ ‘쉿!’ ‘울 어머니’ ‘꽃 무지개’ ‘천화’ 등 직접 작사 작곡한 신곡 10개와 리메이크 ‘밤에 떠난 여인’이 수록된 14번째 앨범을 발표했다.
하늘의 꽃이라는 뜻의 ‘천화’(Flower of Heaven)는 지난 2018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산재로 24세라는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난 김용균씨를 추모하는 곡으로 만들었다. 사연을 모르고 들어도 눈물이 나올 정도로 슬프면서도 장엄한 느낌이 든다.
하남석을 좋아하는 올드팬들의 관심을 끄는 노래는 14집의 타이틀 ‘황혼의 향기’. 칠순을 넘긴지 벌써 몇 년이 지난 이 노장 싱어-송라이터에게 딱 어울리는 분위기의 곡으로 노랫말을 음미하면서 듣다보면 흐르는 세월에 조금도 수그러들지 않는 음악적 열정에 공감이 간다.
통기타 전주로 시작되는 노래는 낮게 읊조리듯 진행된다. “꽃피는 고목, 꿈꾸는 황혼이 향기로워”라면서 황혼의 아름다움을 찬양하는 남다른 감성에 저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본인의 설명처럼 자신이 개인적으로 겪은 사랑과 이별 대신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있다.
허밍 코러스가 아름다운 ‘황혼의 향기’
‘황혼의 향기’는 음악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들어야 그 매력을 비로소 알 수 있다. 끝부분에 넣은 허밍 코러스가 정말 아름답기 때문이다. 유튜브에 여러 버전이 올라 있지만 본인이 직접 올린 버전에서 온전히 들을 수 있다.
6월 9일 인천 옥련동 청룡공원에서 열린 백다방TV 주민소통 콘서트에 나와 부른 ‘꽃길’도 팬들의 관심을 끄는 서정적인 곡이다. 아름다운 자연을 찬양하면서 꽃길을 걸으시라고 관객들에게 권하는 무대용으로 만들어 더욱 감동을 준다.
1세대 통기타 가수로 1974년 발표한 데뷔곡 ‘밤에 떠난 여인’(김성진 작사 작곡)이 1976년이 되어서야 히트해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며 스타덤에 올랐다. 함께 발표한 번안가요 ‘바람에 실려’가 먼저 국내 팬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미국 포크 싱어 루 크리스티의 곡 ‘새들 더 윈드’(Saddle The Wind)의 번안 곡이었는데 국내에선 원곡자의 노래보다 하남석의 노래가 더 인기를 누렸다.
앨범의 표제곡으로 만든 ‘밤에 떠난 여인’이 히트하는데 3년이나 걸린 이유는 따로 있다. 가요계에선 동서양을 막론하고 “유행가는 3분 예술”이라는 말이 금과옥조처럼 전해지고 있다.
연주시간이 길어지면 방송국 PD들이 틀어주지 않으니 연주시간이 3분을 넘기지 않도록 하라는 금언이다.
48년 만에 완성된 ‘밤에 떠난 여인’ 이야기
그런 와중에 신인의 노래를 4분 12초나 되는 대작으로 만들었으니 바로 소개해주는 방송국이 없을 수밖에. “이 노래를 트는 시간에 다른 노래 두 곡을 틀겠다”면서 한 두 번 방송하고는 그만이었다. 그러나 ‘바람에 실려’는 연주시간이 3분 24초밖에 되지 않아 방송하기 훨씬 수월했던 것으로 짐작된다. 덕택에 방송가와 음악다방 등지에서 쉽게 관심을 끌게 되었다.
그 대신에 ‘밤에 떠난 여인’은 한편의 드라마처럼 많은 사연을 간직하고 있다. 특히 “언제 다시 만날 수 있나/기약도 할 수 없는 이별/그녀의 마지막 남긴 말/내 맘에 내 몸에 봄 오면”이라는 부분에서 많은 사람들이 눈시울을 붉히게 만들곤 했다.
전설처럼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이 명곡의 작곡가 김성진이 총각시절 사귀던 여자친구가 폐결핵에 걸려 막차를 타고 요양병원으로 떠나던 장면을 노래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아름다운 여인이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건강해지면 다시 만날 수 있다”면서 떠나는 드라마 같은 장면을 노래로 만들었으니 눈물을 흘리지 않을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
애절한 창법으로 수많은 여성 팬들을 사로잡은 하남석은 1976년 두 번째 앨범에 ‘밤에 떠난 여인’을 ‘막차로 떠난 여인’으로 리메이크 해 담았다. 이 때 방송가와 음악다방들이 집중적으로 두 노래를 소개하면서 최고의 히트곡으로 떠오르게 되었지만 지금도 많은 올드팬들 사이에서 두 제목을 갖고 언쟁을 벌이는 문제의 곡이 되고 말았다.
곤지암서 숯불 닭갈비집 태화산명가 운영
‘밤에 떠난 여인’에 대한 이야기가 길어진 것은 하남석의 14집에 새로운 버전의 ‘밤에 떠난 여인’이 다시 담겼기 때문이다. 통기타 연주 대신에 피아노 연주와 드럼 비트를 강조하고 코러스를 새로 추가하는 등 완전히 새로운 편곡으로 제작해 관심을 끌고 있다.
놀라지 마시라. 연주시간이 더 늘어나 5분 7초짜리 대곡으로 변했다.
하남석은 이에 대해 “지난 48년 동안 ‘밤에 떠난 여인’을 하늘의 별들처럼 셀 수 없이 많이 불렀지만 부를 적마다 무언가 아쉬움이 남아 코러스를 추가하고 편곡도 바꿔 부르게 되었다”고 설명하면서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20대 중반의 청년시절 낭랑한 목소리로 부르던 노래가 70대 노년의 묵직한 목소리로 바뀌긴 했지만 그 애절함에는 변함이 없다. 유튜브에서 노가수가 48년 전에 불렀던 노래와 현재의 노래를 비교하며 듣는 재미도 쏠쏠하다.
전성기를 지난 후에도 미사리와 송탄 등지에서 노래해온 영원한 통기타 가수 하남석은 한 후배의 조언을 따른 걸 천만다행으로 생각하고 있다. 닭갈비 레시피를 개발한 그 후배의 권유로 2019년 경기도 곤지암에 숯불닭갈비집 태화산명가를 개업해 딸과 함께 경영하고 있는데 손님이 끊이질 않는다.
코로나로 가수 활동을 못하는 어려움을 식당 운영으로 극복하게 되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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