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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트렌스젠터 그룹 ‘LA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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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스타앤스타
작성일05-05-27 11:15 조회100,59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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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스젠더 그룹 ‘레이디’는 데뷔를 앞두고 들뜬 분위기다.

인터넷 서핑을 좋아하는 멤버인 신애(27), 사하라(24), 비누(21)는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팬들조차도 고마울 따름이다. 시선을 받고 화두가 된다는 것은 어차피 겪어야 할 ‘운명’이었기 때문이다.

이들의 첫 만남은 지난해 9월, ‘트렌스젠더 그룹을 만든다’는 한 기획사에서다.
공개 모집으로 몰린 백여명의 경쟁자 중에서 뽑힌 정예부대다. 외모 뿐만 아니라 성격 또한 화끈해 심사위원들의 눈길을 끌었다는 후문이다. 곧바로 합숙생활에 들어간 이들은 야심찬 포부를 안고 힘든 훈련을 견뎌냈다.

“기존의 어떤 여성그룹들과도 비교할 수 없는 파워출한 안무와 가창력으로 가요계를 석권하고 싶어요. 우리만의 색깔을 확실히 보여드리고 싶어요. 끼만큼은 자신있었어요. 아침 6시에 기상해서 밤 10시까지 요가, 헬스, 보컬과 안무 연습으로 녹초가 되는 생활을 반복하느라 힘들긴 했지만요. 근육이 생겼을 정도라니까요.(웃음)”

팀의 리더인 신애는 헤어디자이너 출신으로 변정수와 함께 무대에 오른 적도 있는 전문 모델 출신이다. 게다가 조PD의 ?날 잊어? 뮤직비디오와 핑클의 CF에도 함께 출연하기도 했다. 당시엔 성전환 수술을 받지 않은 채 활동했으나 2년 전 수술을 받고 신체적으로도 완벽한 여자가 됐다.

어려서부터 여성스러움이 몸에 배어 있었다. 음악, 미술 등에 소질이 있었고 뜨개질, 공예 등 손재주도 있었다. 중학교 사춘기 때 자신이 트랜스젠더라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고, 고등학생 때부터 연예인이 꿈이었다.

사하라는 트렌스젠더계의 공인된 미인으로 성인이 되자마자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 그녀는 2003년 태국에서 열린 트렌스젠더 미인대회 ‘미스티파니 대회’에서 4위에 입상했다.

사춘기때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후 성적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주저앉지않고 과감히 주위에 알리며 활발한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팀의 막내인 비누는 직접 노래말을 지을 정도로 음악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며, 팀내에서 유일하게 랩을 맡았다. 계집애 같은 남자라는 놀림을 받던 고등학교 1학년 시절 자퇴를 결심했다. 하지만 결코 왕따는 아니었다.

그저 하고 싶은 걸 학교 밖에서 찾아보자는 생각에서였다. 자퇴 후 아르바이트를 하며 사회 경험을 쌓던 어느 날, 우연히 ‘레이디’ 오디션을 보게 된 것이다.

현재 레이디는 앨범의 50% 정도 작업을 마쳤으며 3월 초에 4곡 정도가 수록된 싱글 앨범으로 데뷔한다. 타이틀곡은 ‘마이웨이’ 등 여러 곡이 거론되고 있으나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그러나 전곡이 파워풀한 댄스곡들이다.

그들이 활동하면서 바라는 건 트렌스 젠더 그룹이 아닌 그냥 그룹 ‘레이디’라는 칭호다. 앞으로 2집, 3집이 나왔을 때엔 아예 트랜스젠더 그룹이라는 수식어가 ‘레이디’ 앞에서 사라지고 3인조 여성그룹이란 수식어로 대체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노래가 듣기 좋고 춤이 화려해 관심을 갖는 팬들이 늘기 바랄 뿐이다. 그리고 또 다른 그들의 바램은 비록 ‘트랜스젠더’라는 것으로 이슈는 되었지만 결국 실력으로 평가해 달라는 것이다. 또한 트랜스젠더라는 사실에 대한 편견을 버려 달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활동하게 되면 트렌스젠더에 관한 질문들을 많이 받을 거라 생각해요. 궁금하니까 묻는 게 당연하죠. 이제 사회 인식이 많이 바뀌어서 그리 어둡게 바라보진 않는 것 같아요. 막연히 이상한 사람일 거라는 생각이나 전혀 판이하게 다른 사람일 거라는 생각은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 주위의 가족이나 이웃, 친구도 트랜스젠더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면 좀 더 이해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 믿어요.”

이들은 세상의 시선에 대해 굳이 불만을 갖지는 않는다.
안티세력을 두려워했다면 시작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소수인 자신들을 다른 눈빛으로 바라보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다양한 부류들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해주길 바랄뿐이다.

친분관계가 있는 하리수를 통해 연예계 조언도 들었다. 하리수로 인해 더 이상 벽이 없을 것 같았지만 그 두께는 만만치 않았다.

이들은 아직도 ‘남자의 흔적’이 남아있는 주민등록증도 바꿀 생각이다. ‘1’대신 ‘2’로 시작하는 호적 변경을 법원에다 신청한다는 것. 그래야 떳떳한 ‘여성 3인조’가 된다는 생각에서다.

모니터링까지 해주는 가족들에게 멋진 데뷔를 선보일 생각이다.
그룹 ‘레이디’의 화려한 비상을 기대한다.




글 / 강수정 기자 사진 / 이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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