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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살배기 아들과 함께 꾸려가는 가수 김현철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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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스타앤스타
작성일05-05-27 11:03 조회100,25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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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부부와 귀여운 아가가 있는 풍경

분당의 한 고급 빌라 단지에 자리잡은 가수 김현철(36)의 집. 널찍한 건물 입구를 지나 현관으로 들어서니, 오붓하게 티타임을 보내고 있던 김현철 이경은(27) 부부와 그들의 사랑스러운 세 살배기 아들 이안이가 손님을 맞는다.

차분한 갈색톤의 나무 느낌으로 꾸며진 실내 분위기 속에 따스함이 감돈다.
현대적인 감각과 에스닉한 감각이 조화를 이루는 인테리어는 안주인의 단정한 취향을 잘 보여주는 듯했다.

선반 위에는 아들 이안이를 위해 마련한 크리스마스트리가 오색 등을 달고 반짝인다. 주방 뒤편으로 널찍한 테라스가 있어 봄가을에는 차 한잔 들고 나가 마시면 웬만한 노천카페 부럽지 않을 만큼 운치 있는 정경이 된다. 결혼사진을 비롯해서 아들 이안이의 사진이 담긴 액자 등 통일감 있는 액자들이 선반 곳곳에 놓여 있어 한층 단란해 보였다.

만화 속에서 방금 튀어나온 듯 귀여운 이안이는 유난히 하얀 피부에 밝은 갈색 머릿결이 눈에 띄는 사랑스런 꼬마다. 한시도 가만히 있지를 않고 부지런히 뛰어다니며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는 꼬마의 움직임이 집 안에 생동감 넘치는 활기를 불어넣는 듯했다.

좋아하는 비디오테이프를 틀어달라더니 음악만 듣고도 동작이 술술 나온다. ‘앞다리가 쏙~ 뒷다리가 쏙~’ 하며 올챙이 춤을 추는 모습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한동안 웃음이 멈추지 않았다.

“얼마 전만 해도 아이가 제 엄마한테만 안기더니 이제는 아빠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놀자고 졸라대요. 워낙 활달한 편이어서 제 엄마는 혹시라도 어디 부딪치거나 넘어지지 않을까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고 감시합니다만, 아빠야 어디 그런가요. 그냥 멀찌감치 앉아서 녀석의 움직임을 주시하는 거죠. 아이들은 뛰어다니다 잠깐 넘어져도 금세 일어나서 또 잘 놀잖아요. 이안이가 태어나기 전에는 이런 느낌을 전혀 몰랐는데, 자신의 아이를 갖는다는 것은 아주 특별한 경험인 것 같아요. 제 아이라 그런지 정말 사랑스럽기도 하구요.”

이현우, 윤상, 윤종신과 함께 ‘노총각 4인방’으로 불리던 김현철. 그가 결혼한 지도 벌써 2년이 넘었고, 어느덧 한 아이의 아빠가 되어 가정적이고 자상한 가장의 모습이 제법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발레리나 출신의 아내 이경은씨는 이안이를 낳고부터는 집에서 아이를 돌보며 시간을 보낸다. 탤런트 윤해영을 많이 닮은 귀여운 외모가 아이 엄마로 보이지 않는다. 생글생글 잘 웃고 낯선 사람에게도 친근하게 대하는 모습이 다정다감해 보였다.

“결혼 전에는 일곱(아홉?) 살 나이차가 조금 부담스럽기도 했는데 막상 결혼해서 살아보니까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더라구요. 세대차이요? 에이, 그런 건 물론 없어요. 오히려 싸움이 되지 않으니까 좋아요. 아마 나이차이 덕분일지 모르겠어요. 더구나 이안이 낳고 나서는 둘 다 아이 키우느라고 정신없었으니까….(웃음)”

발레리나와 가수의 만남, 그리고 결혼

지난 2002년 6월에 결혼했으니 벌써 햇수로 3년 차 부부다.
아내 이경은씨는 미국 키로프 아카데미에서 발레를 전공한 후, 2000년 유니버셜 발레단에 정식으로 입단한 재원이다.

그런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건 1998년 LA에서였다. 그 해에 LA 모처에서 열렸던 한 연말 파티에서 양가 가족이 우연찮게 함께 자리한 것이다. 당시 파티에 참석한 가족들 중 한국 사람은 김현철과 이경은씨 가족뿐이었던 것.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양가가 인사를 나누었고, 양가 부모님이 먼저 친분을 쌓으셨다고 한다. 당시 김현철은 미국에서 앨범 작업중이었고, 이경은씨는 키로프 아카데미에 재학중이었다.

“처음 만났을 땐 ‘어? 김현철이네?’ 하는 정도였죠, 뭐.(웃음) 그런데 한 달쯤 후에 우연히 다른 식당에서 다시 만난 거예요. 그땐 정말 반갑더라구요. 그때부터 부모님뿐 아니라 우리끼리도 서로 친해졌죠. 그렇다고 당장 사귀기 시작한 건 아니에요. 처음엔 나이차이가 있으니까 그냥 ‘오빠’ ‘동생’으로 지냈죠. 그러다 한 1년쯤 후에 오빠가 그러더라구요. 제가 동생이 아니라 여자로 보인다고. 그때부터 사귀기 시작했는데 중간에 두 번 정도 헤어짐의 위기가 있었어요. 한 번은 오빠가, 한 번은 제가 먼저 다가가서 결국 다시 만났구요.”

어떻게 프러포즈를 받았냐고 묻자 이경은씨는 싱긋 웃으며 고개를 젓더니 기억이 가물가물하단다. 알고 보니 아무 말 없이 결혼반지를 불쑥 건네준 것이 전부였다는 것. 장소도 전혀 특별할 것 없는 집 앞 차 안에서였다. 심지어 프러포즈를 받은 뒤 두 사람이 식사를 하기 위해 들른 곳은 분위기 있는 와인 바나 운치 있는 레스토랑이 아닌 토속적 분위기 풀풀 풍기는 삼계탕 집이었단다. 프러포즈와 관련한 로맨틱한 추억은 전혀 없는 셈이다. 그래서 그런지 프러포즈 받던 날에 관한 다른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며 웃는다.

음악 하는 아빠의 자상한 자식 사랑

비록 가식 없고 소탈한 성격 탓에 로맨틱한 남편은 못 될지 몰라도 자상하고 책임감 강한 아버지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결혼한 지 1년여 만에 사랑스런 2세 이안이가 태어났을 당시 김현철은 “앞으로 육아 음악을 만들어보겠다”며 남다른 부성애를 과시한 바 있다.

실제로 그는 그때부터 어린이를 위한 음악을 만들기 위해 기획과 곡 작업을 거쳐 꾸준히 ‘키즈 팝’을 준비해왔다.

최근 발매된 첫 키즈 팝 앨범 「러브 이즈」는 2년여에 걸친 그의 정성과 손때가 묻은 음반이다. 아이들을 위한 음악이라고 해서 동요를 떠올리면 곤란하다. 어른들이 듣기에도 전혀 손색이 없을 만큼 아름답고 세련된 선율로 가득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아빠가 되고 보니 정말 아이들을 위한 음악이 절실하겠구나 싶더군요. 요즘 동요 부르는 아이들이 어디 있습니까. 죄다 어른들이 부르는 가요를 똑같이 따라 부르죠. 그 가사들은 또 얼마나 직설적이고 때로 위험합니까. 저뿐 아니라 제 팬들도 이제 다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는 부모가 되었어요. 그러다 보니 그들의 관심사도 저와 크게 다르지 않더라구요. 제 팬들을 위한 음악이 뭘까 생각해보니 그중 하나가 바로 ‘키즈 팝’이었어요. 성인이 아닌 아이를 위한 음악, 하지만 어른들이 함께 들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수준 높은 앨범을 만들어보리라 마음먹었죠.”

그런 결심을 하던 차에 우연히 TV를 보다 모 CF의 배경음악으로 쓰인 뉴질랜드 민요 ‘포카레카레 아나’를 들었다. 그 맑고 아름다운 선율에 반해 적잖이 충격을 받은 그는 즉시 곡 작업에 들어갔다고 한다.

안 그래도 음반 시장이 불황 일로를 걷고 있는데 ‘키즈 팝’이라는 게 장사가 되겠냐며 우려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최대한 공을 들이고 돈도 들일 만큼 들여서 정말 ‘들어볼 만한’ 앨범으로 만들어냈다.

아이와 어른이 함께 듣는 ‘키즈 팝’을 위해

국내 최초로 ‘키즈 팝’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최근 그가 발표한 앨범 「러브 이즈」는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 모두 부를 수 있는 대중가요를 표방한다.

혜은이의 ‘파란 나라’, 더클래식의 ‘마법의 성’ 같은 노래가 전에도 있었지만 전면적으로 ‘키즈 팝’임을 내세워 발표된 앨범은 이 음반이 처음이다.

이번 앨범에는 지휘자 금난새가 이끄는 유라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연주, 팝, 재즈 등 다채로운 편곡의 키즈 팝 15곡이 담겨 있는데, 동요의 맑고 예쁜 노랫말에 대중가요의 세련된 멜로디를 결합시켜 어른과 아이가 함께 들어도 좋을 만한 앨범이 됐다.

현악기와 목관악기 위주의 서정적인 음색이 매우 아름다울 뿐 아니라 아이들의 청아한 목소리와 함께 어우러지는 가수 이소라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도 반가운 일이다.

이번 앨범에서 김현철이 직접 곡을 쓰고 가사를 붙인 노래는 모두 9곡이다. 이소라가 부른 ‘엄마의 자장가’, 신인 그룹 ‘더원’이 보컬로 참여한 ‘유 브링 미 조이(You Bring Me Joy)’를 제외하고는 모든 노래를 김현철이 아이들과 함께 직접 불렀다.

그가 대표곡으로 꼽은 ‘러브 이즈’는 웅장한 오케스트라 버전 외에 세련된 변주를 시도한 재즈 버전으로도 수록돼 있다. 아빠와 귀여운 딸의 진솔한 대화를 화려한 왈츠풍 선율로 그려낸 ‘아빠와 함께 왈츠를’과 모험을 꿈꾸는 소년의 쾌활함을 표현한 ‘돈 비 어프레이드(Don’t be Afraid)’ 역시 그가 심혈을 기울인 곡들이다.

“어른들에게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려주고, 아이들에게는 환상과 꿈을 심어줄 수 있는 노래들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어린이와 가족이 모두 즐겨 부를 수 있는 대중음악이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구요. 이 앨범은 분명히 아이들을 위한 음반이지만 임의로 어린이들의 눈높이를 낮추지는 않았어요. 연주자들은 물론이고 가수, 편곡자 모두 각 분야의 최고의 뮤지션들을 참여시켰죠.”

자그마한 목마가 놓여 있는 방에서 이안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는 젊은 부부의 모습. 사랑과 음악이 넘치는 가정이니 글자 그대로 ‘홈 스위트 홈’이 아닐 수 없었다.





글 / 박연정 기자 사진 / 황정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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