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수, 노래인생 3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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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스타앤스타작성일04-04-10 11:54 조회87,38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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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한대수를 ‘한국의 밥 딜런’이라고 칭했나.
한대수는 신촌의 여남은 평짜리 오피스텔에 살며, 밥 딜런은 말리부에 저택을 갖고 있는 부호(富豪)다.
한대수는 뉴욕에서도 ‘경상도 사투리’를 썼지만, 밥 딜런은 자신이 유대인임을 오랫동안 숨겨왔다.
통기타를 퉁기며 바람과 구름과 자유를 노래한다 해서 두 사람을 비슷하다 말하면 그건 한대수에게 결례다.
한대수가 올해 노래한 지 꼭 35주년을 맞았다.
1969년 9월, 남산 드라마센터에서 첫 공연을 열고 74년 첫 음반에서 “광야는 넓어요/ 하늘은 또 푸르러요/ 다들 행복의 나라로 갑시다”하고 노래했던 그는 24일 오후 7시 대학로 폴리미디어씨어터에서 음악인생 35주년 기념공연을 연다. 그에 앞서 열 번째 음반 ‘상처’도 내놓는다.
“별로 뒤돌아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35년이라고 하니까 엄청나네요. 그저 나는 매일 생존해나갈 뿐인데….”
그의 오피스텔은 북향(北向)이어서 한낮에도 그늘져 있었다. 마치 침대를 위해 방이 존재하는 것처럼, 연두색 비단 이불 호청이 도드라졌다
. 음악 인생 35년을 기념해 여는 무대가 400석짜리 작은 무대인 사실과, 번들거리는 비단 호청이 겹치며 묘하게 우울한 느낌을 주었다.
“하하, 오히려 쉰여섯 먹을 때까지 음악 위주로 살 수 있었던 것이 고맙죠.” 한국을 대표하는 ‘영원한 히피’가 쾌활하게 웃으며 말했다. “음악으로 명예나 돈을 얻으려고 하지 않았어요. ‘스타’가 되고 싶었던 건 아니니까. 창작하면서 살 수 있다는 것, 그게 ‘내가 아직 살아있구나’ 하는 삶의 정당성을 주지요.”
그는 ‘허드 멘털리티(Herd Mentality)’를 말했다.
‘소떼 근성’쯤으로 해석될 이 단어에 대해 그는 “음악이든 정치든, 다들 소떼처럼 우루루 몰려가는 것이 정말 위험하고 나쁘다”고 했다. “니체는 자신이 소떼에서 떨어져 나와 풀을 뜯었고, 그래서 고생한다고 했죠. 나 역시 그 소떼에 끼고 싶지 않습니다. 요즘 음악이 전부 다 미끈하고 비슷하잖아요. 그러다 보니 음악에서 생명이 사라졌어요. ‘인간’이 없는 거죠.”
그의 새 음반 첫 곡 ‘상처’는 “이 노래가 뭐더라? 아, 상처” 하는 한대수의 말로 시작한다. 그는 “녹음할 때 표지 삼아 넣은 말인데, 거기서 ‘인간의 느낌’이 나서 지우지 않고 살렸다”고 말했다.
“디퍼런스(Difference), ‘다양성’을 찬양해야 해요. 유럽에 가도 남미에 가도 다들 김치에 소주 마시면 얼마나 재미가 없겠어요.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 미워하면서 모든 문제가 생겨나는 거죠.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도 서로 다른 모습과 종교, 생각을 미워하기 때문이죠.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 이건 음악도 마찬가집니다.”
그의 음악은 밭둑에 앉아 먹는 주먹밥과 막걸리다.
꾸밈이라곤 거의 없어, 마치 함께 놀다가 “내가 노래 한 번 해볼까” 하며 부르는 친구의 노래를 듣는 것 같다.
그는 “보통 사흘 만에 녹음을 다 끝낸다”고 했다. 새 음반에는 신곡 ‘상처’, ‘먼지’ 등과 김민기의 ‘아침이슬’까지 10곡이 실렸다. 특히 ‘먼지’를 듣고 웃지 않는다면 뭔가 문제가 있다. 한대수는 이 노래에서 “마누라도 바람나고 남편도 바람나고/ 어린애도 바람나고 딸도 바람나고/ 강아지도 바람나고/ 나도 결혼 두 번 했고… 야구로 말하자면 스리 스트라이크 투아웃이고” 하는 세계 어디에도 없는 독특한 내레이션을 통기타 반주로 들려준다.
그는 “아, 이 집 설렁탕 양호하네”, “저기 양호한 여자 한 명 온다” 하는 식으로 “양호하다”란 말을 자주 썼는데, 영어로 치면 ‘엑설런트(Excellent)’의 뜻으로 쓴다고 했다. 그의 양호한 음악이 앞으로도 길이 양호하길, 자유인의 이름으로 축도(祝禱)했다.
한대수는 신촌의 여남은 평짜리 오피스텔에 살며, 밥 딜런은 말리부에 저택을 갖고 있는 부호(富豪)다.
한대수는 뉴욕에서도 ‘경상도 사투리’를 썼지만, 밥 딜런은 자신이 유대인임을 오랫동안 숨겨왔다.
통기타를 퉁기며 바람과 구름과 자유를 노래한다 해서 두 사람을 비슷하다 말하면 그건 한대수에게 결례다.
한대수가 올해 노래한 지 꼭 35주년을 맞았다.
1969년 9월, 남산 드라마센터에서 첫 공연을 열고 74년 첫 음반에서 “광야는 넓어요/ 하늘은 또 푸르러요/ 다들 행복의 나라로 갑시다”하고 노래했던 그는 24일 오후 7시 대학로 폴리미디어씨어터에서 음악인생 35주년 기념공연을 연다. 그에 앞서 열 번째 음반 ‘상처’도 내놓는다.
“별로 뒤돌아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35년이라고 하니까 엄청나네요. 그저 나는 매일 생존해나갈 뿐인데….”
그의 오피스텔은 북향(北向)이어서 한낮에도 그늘져 있었다. 마치 침대를 위해 방이 존재하는 것처럼, 연두색 비단 이불 호청이 도드라졌다
. 음악 인생 35년을 기념해 여는 무대가 400석짜리 작은 무대인 사실과, 번들거리는 비단 호청이 겹치며 묘하게 우울한 느낌을 주었다.
“하하, 오히려 쉰여섯 먹을 때까지 음악 위주로 살 수 있었던 것이 고맙죠.” 한국을 대표하는 ‘영원한 히피’가 쾌활하게 웃으며 말했다. “음악으로 명예나 돈을 얻으려고 하지 않았어요. ‘스타’가 되고 싶었던 건 아니니까. 창작하면서 살 수 있다는 것, 그게 ‘내가 아직 살아있구나’ 하는 삶의 정당성을 주지요.”
그는 ‘허드 멘털리티(Herd Mentality)’를 말했다.
‘소떼 근성’쯤으로 해석될 이 단어에 대해 그는 “음악이든 정치든, 다들 소떼처럼 우루루 몰려가는 것이 정말 위험하고 나쁘다”고 했다. “니체는 자신이 소떼에서 떨어져 나와 풀을 뜯었고, 그래서 고생한다고 했죠. 나 역시 그 소떼에 끼고 싶지 않습니다. 요즘 음악이 전부 다 미끈하고 비슷하잖아요. 그러다 보니 음악에서 생명이 사라졌어요. ‘인간’이 없는 거죠.”
그의 새 음반 첫 곡 ‘상처’는 “이 노래가 뭐더라? 아, 상처” 하는 한대수의 말로 시작한다. 그는 “녹음할 때 표지 삼아 넣은 말인데, 거기서 ‘인간의 느낌’이 나서 지우지 않고 살렸다”고 말했다.
“디퍼런스(Difference), ‘다양성’을 찬양해야 해요. 유럽에 가도 남미에 가도 다들 김치에 소주 마시면 얼마나 재미가 없겠어요.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 미워하면서 모든 문제가 생겨나는 거죠.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도 서로 다른 모습과 종교, 생각을 미워하기 때문이죠.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 이건 음악도 마찬가집니다.”
그의 음악은 밭둑에 앉아 먹는 주먹밥과 막걸리다.
꾸밈이라곤 거의 없어, 마치 함께 놀다가 “내가 노래 한 번 해볼까” 하며 부르는 친구의 노래를 듣는 것 같다.
그는 “보통 사흘 만에 녹음을 다 끝낸다”고 했다. 새 음반에는 신곡 ‘상처’, ‘먼지’ 등과 김민기의 ‘아침이슬’까지 10곡이 실렸다. 특히 ‘먼지’를 듣고 웃지 않는다면 뭔가 문제가 있다. 한대수는 이 노래에서 “마누라도 바람나고 남편도 바람나고/ 어린애도 바람나고 딸도 바람나고/ 강아지도 바람나고/ 나도 결혼 두 번 했고… 야구로 말하자면 스리 스트라이크 투아웃이고” 하는 세계 어디에도 없는 독특한 내레이션을 통기타 반주로 들려준다.
그는 “아, 이 집 설렁탕 양호하네”, “저기 양호한 여자 한 명 온다” 하는 식으로 “양호하다”란 말을 자주 썼는데, 영어로 치면 ‘엑설런트(Excellent)’의 뜻으로 쓴다고 했다. 그의 양호한 음악이 앞으로도 길이 양호하길, 자유인의 이름으로 축도(祝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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