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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음반 내는 3인조그룹 '클래지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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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스타앤스타
작성일04-05-07 11:44 조회63,19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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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지콰이(Clazziquai)’의 등장이 반가운 건, 최근 한국 대중음악의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있음을 이 팀이 입증하기 때문이다.

영국 애시드 재즈 그룹 ‘자미로콰이(Jamiroquai)’의 음악과 이름에서 명백히 영향받은 이들은 캐나다 교포인 DJ 클래지(본명 김성훈·30)의 프로젝트 그룹이다.

그가 작곡과 믹싱, 프로듀싱을 도맡고 역시 캐나다 교포 가수 알렉스(25)와 호란(25·연세대 4년)을 가수로 참여시켰다. 첫 음반 발매를 앞둔 이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이런 음악의 장점이 혼자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만큼 실험적인 음악도 시도할 수 있고요. 그런데 방에서 혼자 작업하다 보니 생각보다 음반 나오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네요.”

DJ 클래지는 고교 시절 재즈 밴드에서 피아노를 쳤고 재즈로 이름난 대학 ‘캐필라노 칼리지’를 졸업했다. 지난 2001년 3월부터 자신이 만든 음악을 인터넷에 올리기 시작해, 애시드 또는 어반(Urban) 계열 음악 팬들에게 일찌감치 이름을 알려왔다.

이들의 음악은 약한 비트에 질러대지 않는 보컬로도 충분히 흥겨운 ‘퓨전 댄스’ 음악이다. 기타와 키보드를 뺀 거의 모든 파트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으로 이뤄져 있다. 얼마 전 롤러코스터가 선보인 도회적 일렉트로니카와 흡사하지만, 좀더 세련된 클럽 음악 또는 유럽서 인기를 끄는 ‘라운지 뮤직’에 가깝다.

알렉스와 호란의 보컬은 일식집의 묽은 튀김 소스 같아, 짜거나 맵지 않고 삼삼하면서 보들보들하다.

캐나다에 머물고 있는 알렉스의 누나 크리스티나(28)도 다섯 곡을 불렀다. 이른바 ‘열창’은 없으나 록과 삼바, 보사노바 같은 다양한 리듬에 깊은 고랑과 높은 두둑을 만드는 멜로디 라인이 ‘그루브(가락)란 무엇인가’를 보여준다.

“저희 음악이 또렷한 후렴이나 하이라이트가 없거든요. 그저 마냥 밝고 편한 멜로디죠. 사실 그나마 이런 음악 매니아와 대중 사이의 접점을 찾으려고 노력한 건데, 찾아냈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마일스 데이비스보다 존 콜트레인을 즐겨 듣고 빅밴드 스윙재즈를 좋아한다는 DJ 클래지의 곡들에서는 스윙의 유머러스한 흥겨움과 향취가 묻어난다.

일렉트로니카에 익숙지 않은 사람들에겐 ‘애프터 러브’나 ‘노바보사’ 같은 곡을 먼저 권한다.

푸근한 재즈의 감성과 팝 멜로디가 거부감을 줄여준다. 타이틀곡으로 먼저 선보일 ‘스위티’와 간지럽도록 사랑스러운 보사노바 곡 ‘젠틀 레인(Gentle Rain)’ 역시 우선 추천할 트랙.

기존 테크노 팬이라면 ‘아이 윌 네버 크라이(I Will Never Cry)’를 먼저 들어봄이 어떨지. DJ 클래지의 공력(功力)이 느껴지는 곡이다.

15곡 중 단 한 곡도 소홀히 들을 수 없다. 언젠가 음악으로부터 아주 멀리 떠나왔고 삶은 남루해져 버린 그대, 이 낯선 장르를 구실 삼아 돌아오시라. 푸석푸석한 일상에 윤을 내줄 ‘2004년의 대발견’이 여기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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