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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라드 가객 '더 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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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스타앤스타
작성일04-06-01 23:00 조회71,10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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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를 들으면 사랑과 이별의 테마가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그려지도록 만들었습니다.”

조용하고 차분하면서도 애절한 목소리로 가슴을 울리는 실력파 가수 ‘더 뱅크(본명 정시로)’가 최근 7집 앨범을 발표했다.

2년 반 만에 ‘아르페지오(Arpeggio)’라는 타이틀로 신보를 낸 뱅크는 자기만의 색깔에 맞게 전 곡을 작사·작곡하는 등 이번 앨범을 통해 수준 높은 음악적 기량을 과시했다.

아르페지오는 건반이나 기타 등 현악기에서 낱개 음을 나열해 화성을 만드는 주법이다.

메마른 현대인의 정서를 보듬는 어쿠스틱 사운드를 기본으로 다양한 장르의 뱅크 음악을 만들었다.

앨범은 뱅크의 독특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아름다운 멜로디와 감각적인 보컬이 어우러져 고급스럽다.

보편적인 발라드의 느낌을 세련되게 표현했고, 부드러움 속에서 강함이 배어 있는 노래로 채워졌다. 타이틀곡 ‘난’을 비롯해 ‘어떡하니?’ ‘나만의 방식’ ‘상처’ 등 11곡이 수록돼 있다.

1995년에 데뷔한 뱅크는 ‘얼굴 없는 가수’다. 팬들은 그의 얼굴보다 당시 히트곡 ‘가질 수 없는 너’를 익히 알고 있다.

이후 2집 앨범의 타이틀곡 ‘이젠 널 인정하려 해’, 3집 ‘아회재백야’, 4집 ‘가을의 전설’ 등 새 음반을 낼 때마다 그의 노래는 팬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정작 뱅크라는 가수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뱅크는 원래 객원 연주자를 포함해 프로젝트 그룹으로 출발했다. 그래서 9년이 지난 지금도 그룹이라고들 말하지만 뱅크 앨범의 고정 포지션은 정시로 한 명뿐이다.

“뱅크의 인원 수를 확실하게 알고 있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내년이면 데뷔 10년째를 맞는데, 그때는 뱅크가 3인조 그룹으로 나올 수도 있겠죠.”

뱅크는 지난달 31일 세계일보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앨범 재킷에 자신의 사진을 넣지 않는 이유도 이런 맥락”이라면서 “객원연주자가 누구인가 하는 것보다 음악적인 변화가 더 중요한 게 아니냐”고 말했다.

뱅크의 정시로는 작사·작곡·편곡에 능한 싱어 송라이터이다. 히트곡 제조기라는 별명답게 그는 이지훈의 ‘상처’와 김기하의 ‘나만의 방식’ 등 다른 가수의 히트곡을 써주면서 그의 다재다능한 음악 실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탄탄한 음악성 덕택에 그는 음악 마니아의 사랑을 한몸에 받아 발매하는 앨범마다 평균 20만장 정도가 팔렸다. 이번 7집 음반 역시 그의 음악적 재능과 인기를 감안할 때 그만한 기록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뱅크는 본디 ‘유영선과 커넥션’ 그룹의 건반주자다. 그의 데뷔곡 ‘가질 수 없는 너’도 다른 가수에게 주기로 하고 만들었다가 직접 음반을 내 인기를 끈 곡이다.

뱅크는 음이 높고 목청이 가는 보기드문 하이허스키형이다. 허스키한 가수는 대부분 음이 낮고 굵직한 로허스키인 점과 비교하면 특이하다.

이런 목소리를 갖고 있다보니 그의 노래를 따라부르기가 퍽 부담스럽다. 여기에 음폭까지 넓어 처음에는 잘 따라하지만, 후렴구에 들어서면 고음을 처리하지 못해 쩔쩔맨다.

그래서 뱅크의 노래는 따라부르기보다는 감상하는 게 훨씬 좋다고 입을 모은다. 뱅크는 이런 점을 감안해 이번 7집 역시 곡을 쓰면서 사람의 감성을 움직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요즘 TV는 음악 프로그램은 별로 없고 흥미 위주의 오락물만 판을 치고 있는데 너무 장난스럽고 유치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일부 출연자는 가수인지 코미디언인지 분간이 가질 않아요.”

뱅크는 진정한 뮤지션이 설 자리가 없는 게 너무 안타깝지만 그래도 본연의 직업이 가수인 만큼 음악 생활에 충실하겠다는 각오다.

일주일에 두어 차례 갖는 미사리 라이브공연에서 뱅크는 그나마 위안을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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