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마을 개량화사업의 일환으로
초가지붕을 없애고
마을 길 조성 작업에다,
산에 나무를 심는 사방공사에는
집집마다 한 사람 씩 품앗이로 나서야 하는
한적한 시골 마을.
그 궁벽한 산촌 동네에
한때 저도 살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집 앞에 보이는 논밭에는
잘자란 어린 벼와
밤새 쑥쑥 큰 보리 새순이
이슬을 털며
이른 들일을 나온 농부 아저씨를 반기고,
녹음 짙어져 오는 돌담을 두른
고샅길 따라
하얀 교복을 입고 학교로 가는
여학생들이 삼삼오오 도란거리며
걸어가는 모습이 찍혀 있는,
정겨운 기억 속의 풍경을 보여주는 사진이 있는
이 앨범자켓이
저는 정말 너무도 좋군요.
저산에선 놀이 붉게 타고
아궁이선 솔방울이 타고
복순이의 가슴에선 그리움이 불타고
하늘에는 쟁반 같은 달이
기둥에는 달님 같은 박이
삼돌이의 가슴에는 복순이의 얼굴이
고개가 가로막은 두 사람의 마을인데
고개아닌 태산인들 그 사랑을 막을 손가
밤이 깊어 별들이 총총
숲사이로 엿보느라 총총
두 사람의 눈동자는 별보다 총총
고개가 가로막은 두 사람의 마을인데
고개아닌 태산인들 그 사랑을 막을 손가
밤이 깊어 별들이 총총
숲사이로 엿보느라 총총
두 사람의 눈동자는 별보다 총총